한국의 교육현실은 심각하다.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과도한 학습량과 성적 스트레스 등 그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사교육 시장은 날로 번성해 지출비용과 참여율은 높아지고 있으며, 소위 명문대학 진학이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왜곡된 인식은 고착화되고 있다.

 

- 이러한 현실에서 경제적인 부담이라도 덜려는 것인지, EBS는 현직교사 등 공공영역의 입시전문가를 초빙하여 인터넷방송 강의를 제작·편성하는 등 일반 사설학원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강의VOD, 교재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교육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사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회적·경제적 약자에게는 대체수단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EBS가 수능, 수학, 외국어 등 입시교육 전반의 영역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해가면서 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EBS가 비대면 시대에 따른 ‘EBS랑 멘토랑(온라인 화상과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명문대 선생님 코칭을 홍보내용으로 강조하는 등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 물론 사교육비 경감이 발등의 불처럼 시급한 과제이고 이를 위해 정부가 행정력을 총동원하여 EBS의 각종 교육 자료를 활용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하지만 EBS가 실시간 일대일 형식의 개인과외는 물론 특정대학 출신의 강사만을 활용하겠다고 대외적으로 홍보할 경우, 학교 간 서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더욱 고착되며, 특정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입시경쟁과 사교육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 특히 상위1% 명문대생의 노하우를 공개한다.’고 강조하여 고액의 패키지 구매(1개월-24만원, 6개월-120만원)를 유도하는 방식은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 심리를 이용한 사행성 광고로서, 일반 사설학원과 다를 바 없이 교육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이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와 설립취지를 망각한 것이다.

 

EBS는 국민의 TV수신료로 운영되는 만큼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엄격한 철학을 가지며, 한국 교육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지금처럼 특정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교육 사업만 할 게 아니라, 교육정책, 전인·창의력교육, 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논의하고 학습하며 지원하기 위해 EBS가 존재해야 한다.

 

- 무엇보다 EBS의 입시교육은 어디까지나 공교육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보조수단에 불과할 뿐,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위험천만한 ‘EBS랑 멘토랑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 입시교육 위주의 사업을 지양할 것을 민원을 통해 EBS에 촉구하였다.

 

2020. 12. 8.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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