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에게 준 광주인권상 박탈해야”
광주인권회의, 미얀마 정부군 로힝야족 탄압 비판
“실권자 수치 침묵…광주인권도시의 이미지 실추”
미얀마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가 받았던 광주인권상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과 광주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인권단체들로 짜여진 ‘광주인권회의’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유혈 사태와 관련해 “아웅산 수치의 광주인권상과 광주명예시민증을 취소해야 한다”고 10일 밝혔다. 아웅산 수치는 2004년 미얀마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5·18기념재단이 주는 광주인권상을 받았으며, 2013년엔 광주광역시의 초청으로 광주를 방문해 광주명예시민증도 받았다.
미얀마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로힝야족은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을 받아 1000여명이 사망하고, 6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인근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얀마 지도자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 단체는 “미얀마 군부가 자국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통해 무자비한 ‘인종청소’를 했다”며 “로힝야족 유혈 사태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광주인권상의 권위와 인권도시 광주의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주장했다.
5·18기념재단과 광주시에게 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5·18기념재단은 ‘광주인권상을 취소할 규약이 없다’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광주시도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광주명예시민증을 취소할 수 있다’며 곁눈질만 하는 등 아웅산 수치와 같이 이 사태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참여자치 21도 지난 9월 아웅산 수치가 최근 로히잉족 탄압에 침묵한 것과 관련해 광주인권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5·18기념재단 쪽은 “광주인권상을 받았던 분이 수상 당시의 행적이나 상황이 잘못된 것이 밝혀질 경우 상을 박탈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수상 이후 행적이 변한 것 때문에 수상을 취소할 규약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society/area/818404.html#csidxc34038d5429e539a174e3675ecf4b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