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식 평가로 취합된 자료는 취합 단위가 클수록 위험성을 품고 있다. 개별 학생의 학습 부진을 파악하는 데 멈추지 않고, 학교, 지역 서열화의 근거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간 시민사회는 일제 평가에 반대하는 싸움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런데 걱정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광주를 포함한 15개 교육청이 참여한 전국연합학력평가 결과 자료가 유출된 것이다. 이에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유출된 정보를 삭제 요청하고, 일부 고교와 학원들이 해당 정보를 악용할 여지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이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 이를 계기로 광주시교육청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포함한 일제식 평가를 경계하고, 과도한 사교육 경쟁을 조장하는 일체의 줄 세우기에 반대한다,’는 원칙을 확인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고민할 때이다.
이번 평가 자료 유출로 학생들은 더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학교, 지역간 경쟁은 과열되고, 사교육 부담은 커질 것이다. 특히 해당 정보가 이미 가공되어 지역별, 학교별 순위까지 공공연하게 매겨지는 등 입시 모순이 더 곪기 쉬운 상태가 되었으며, 졸지에 뒷줄에 서게 된 지역, 학교, 학생에 대한 피해와 이를 만회하기 위한 폐해가 번지게 될 위험도 크다.
이에 우리단체는 평가 자료 유출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시 상담·제보 창구를 마련하여 학생 피해에 즉각 대응할 것을 광주시교육청에 요구하는 바이며, 일제식 평가 시행을 지양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3년 2월 22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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