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학교 유형인 호남삼육중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60조에 따라 자율적, 독립적으로 재정을 충당하고 있으며, 시험, 면접 등 자체 전형을 마련하여 지역에 상관없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처럼 교육 당국의 지도 감독에서 벗어나 있는 만큼 2015년 광주시교육청은 호남삼육중에 재정결함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수업료 등 학부모부담이 증가하여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를 비웃듯 호남삼육중 열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특히, 해당 학교 입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교외체험학습을 허위로 신청한 후 입시 대비 학원을 다니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외체험학습은 학교장 허가만 받으면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호남삼육중 입시를 준비 중인 6학년 학생들이 이를 악용하여 가족여행 등 허위 사유를 기재한 후 교외체험학습을 승인받고 있는 사례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부채질하는 사교육업계이다. 광주 봉선동 인근 학원가에는 삼육중 입시 대비’, ‘삼육중 예비반 모집등 홍보물로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을 흔들어 학교에 있어야 할 학생을 학원으로 유혹하고 있다.

 

학교는 교외체험학습을 허위로 했는지 검증하기 힘든데다가 자칫 학부모들에게 거센 민원을 받을 수 있어 난처한 입장이고, 광주시교육청은 불법 사교육 신고를 아직 받은 바 없다면서 수수방관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편법 교외체험학습까지 동원할 정도로 호남삼육중 입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탓이다. 해당 학교의 입학 경쟁률은 보통 5:1 이상이라고 한다.

 

현장체험학습 제도가 이처럼 공교육을 풍부하게 만들기는커녕 공교육을 거스를 기회로 악용되고 있는 상황은 매우 부조리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교육당국이 허위 교외체험학습과 불법 학원 교습을 좌시한다면, 앞으로 공교육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단체는 학교 수업을 빠지고 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하도록 부추기는 학원들에 대한 특별점검을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며, 입시 불안과 학벌주의의 병폐가 공교육의 기반까지 무너트리는 행태에 대한 성찰을 당부하는 바이다.

 

2023. 9. 22.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