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지역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는 일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이용 조건은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단체가 광주광역시 소재 대학교(4년제) 도서관의 지역주민 이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광주교대, 광주대, 송원대, 전남대, 호남대, 광주과학기술원 등 6곳이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었다.

 

- 이 중 호남대는 만 19세 미만 지역주민(청소년)의 이용을 금지했으며, 광신대, 광주여대, 남부대, 조선대, 호신대 등 5곳은 여전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도서관을 개방하는 대학들은 예치금(1인당 5만원)을 받은 후 이용증을 발급하고 있는데, 일부 대학(송원대)은 현금납부를 유도하는 등 예치금을 어디에 쓰려는지 의구심이 드는 경우도 있다.

 

- 예치금은 도서관 이용 해지 시 대학이 정한 기간 내에 당사자에게 반환하는데, 일부 대학(광주대)은 발급일 기준 12개월 이내에 갱신 또는 탈퇴 신청을 하지 않을 경우 예치금을 교비로 귀속하기도 한다.

 

- 예치금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대출 도서 등 대학 자산을 지역민이 분실하거나 훼손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보증금 성격이지만, 이런 취지가 수익 수단으로 왜곡되고 있지는 않은지 되짚어볼 부분이다.

 

조선대의 경우, 지역주민 중 공무원, 교사, 언론기관, 성직자 등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개방해 왔으나, 무슨 이유인지 돌연 이용증 발급을 중단했다.

 

- 그러던 중 조선대는 2022년경 기부자 정책을 마련하여 연 10만원 이상 발전기금을 납부한 자에게 이용증을 발급해주고 있으며, 기부금액에 따라 예우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기존 이용증을 소지한 지역주민들은 대출이 불가한 상태인데, 십시일반 모은 시민의 돈으로 세워진 조선대가 민립대학 정신을 계승하기는커녕 기부금에 따라 시민을 차별하고 있는 현실은 뼈아픈 대학 당국의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다.

 

참고로 광주시, 자치구, 교육청이 운영 중인 공공도서관은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이용증(예치금 없음)과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하여 운영하고 있다.

 

- 정보는 공개되고 통합될수록 더 큰 효용을 지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학도서관 또한 통합 시스템을 갖추고 이용의 문턱을 낮추어야 할 것인데, 여전히 지역주민에게 까다롭게 구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우리단체가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을 펼쳐온 지 무려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대학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는 일은 대학이 시민들에게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고등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도리이다.

 

- 앞으로도 우리단체는 대학도서관 개방 운동을 펼칠 것이며, 갖가지 문턱을 없애거나 낮춰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또한 필요에 따라 국가인권위에 차별시정 진정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2024. 9. 26.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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