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일선 고등학교의 심각한 강제학습에 따른 학생인권평가 제안에 대한 광주광역시교육청 답변서>
박형준님! 안녕하세요? 광주시교육청 민주인권교육센터입니다. 민주인권교육센터는 광주시교육청에서 학생인권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부서입니다.
귀하께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관내 고등학교에서 자율학습 강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며, 이의 일환으로 광주학생인권위원회에서 광주광역시교육감에게 학생인권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하여 줄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민원 의견에 감사하며, 다음과 같이 답변을 드립니다.
1. 학생인권영향평가의 실시 요구 권한 관련
○ 우선, 귀하께서 알고 계신 바와 같이 「광주학생인권조례」 제27조(학생인권영향평가) 제1항에서 “위원회는 교육감이 제정, 입안하려고 하는 조례나 정책 등이 학생의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 교육감에게 학생인권영향평가서(이하 “평가서”라 한다)를 작성ㆍ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의 위원회는 ‘광주학생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를 말하고, 제23조(학생인권위원회)에서도 ‘학생인권영향평가의 요구’를 위원회의 업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학생인권영향평가 실시에 대한 요구는 위원회의 고유권한이므로, 이에 대해 교육청 관련 부서나 위원회 활동을 실무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부서에서 실시 요구에 대한 여부를 즉답하기는 어렵습니다.
○ 다만, 차기 소집되는 위원회 집회 시에 귀하의 요구에 대해 보고하고 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겠습니다.
2. 자율학습 강제가 학생인권영향평가의 대상인지 여부
○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학생인권영향평가(이해 “영향평가”) 실시 요구 권한은 위원회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실무 부서에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광주학생인권조례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향평가의 본래 취지 등을 고려해 자율학습 강제가 영향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심스런 견해를 밝힙니다.
○ 우선, 광주학생인권조례에서는 영향평가 실시 요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해 “교육감이 제정, 입안하려고 하는 조례나 정책 등이 학생의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기 시행하고 있는 조례나 정책이 아니라 새롭게 제정 또는 시행하려는 조례나 정책에 대해 영향평가 실시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 왜냐하면 광주학생인권조례에서 의도하고 있는 영향평가는 어떤 제도나 정책의 시행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학생인권 관련 효과나 긍정/부정적 영향, 예측하지 못한 부작용 등을 미연에 예측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광주학생인권조례의 영향평가는 그 의도에 있어서 ‘성별영향분석평가’보다는 ‘환경영향평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도는 ‘교육감이 제정, 입안하려고 하는…’이라는 조례의 문구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오랜 기간 동안 관행화되어 온 자율학습 강제를 영향평가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 두 번째로는, 자율학습 강제는 교육감의 정책방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광주시교육청에서는 자율학습은 말 그대로 ‘자율’학습이 되어야 하며, 이를 강제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지침도 지속적으로 일선 학교에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교육감의 의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교육감 또는 교육청이 자율학습을 강제하려고 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역시 영향평가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 세 번째로, 영향평가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를 미리 포괄적으로 예측해보기 위한 의도인데, 자율학습 강제는 학생의 선택권, 휴식권, 건강권, 수면권 등을 침해한다는 것을 이미 오랜 경험과 관련 연구 등을 통해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율학습 강제가 이러한 학생인권 침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 크게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영향평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실효성이 무엇인도 다소 의문입니다.
○ 이상과 같은 견해를 종합해 소결하자면, 따라서 자율학습 강제는 영향평가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실태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의해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해보기 위해 실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이나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입니다.
○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31일(화) 자율학습 강제에 반대하는 시민사회와 교육청 관계자들 간 간담회 때 교육청 ‘광주교육정책연구소’에서 자율학습 강제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좀 더 지켜봐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귀하의 민원에 대한 답변은 이상과 같습니다. 민원과 관련해 추가 의견 또는 상담할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지 민주인권교육센터(062-712-6827)로 전화를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광주시교육청은 학생인권 증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귀하께서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 답변서에 대한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의 반론>
1. 우선 광주시교육청(학생인권위원회)에서는 광주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새로운 조례나 정책에 대한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의결)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러움을 표합니다.
- 차기 소집되는 학생인권위원회 집회를 하루 빨리 개최해주길 바라며, 시민단체에서 제안한 학생인권영향평가를 반드시 해당 위원들에게 전달하여 의결해줄 수 있게끔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2. 현 정규수업 이외 교육활동 지침(자율학습)이 학생인권영향평가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 소관 부서에서 답변을 주었는데, 그에 대한 반론을 아래와 같이 드립니다.
- 광주시교육청 소관 부서에서는 새롭게 제정 또는 시행하려는 조례나 정책에 대해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 요구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자율학습 정책이 최초 생성된 시기가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전에 마련되어서 학생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할 수가 없었고, 매 년마다 자율학습 정책이 일부 변경되어 각 급 학교에 전달한다는 것을 의미해본다면, 관행화 된 지침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이라고도 볼 수가 있다는 게 시민단체의 판단입니다.
- 광주시교육청 소관부서에서는 자율학습을 강제로 하는 것이 교육감의 정책방향과 다르다 하였고, 이와 관련한 지침도 지속적으로 학교에 안내하였다고 했는데,
학생인권영향평가 제안서의 부연설명 하였듯이, 일선학교에서 강제적으로 자율학습을 실시하는 경우가 빈번하므로, 교육감의 정책방향과 거리가 있다하더라도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단체의 판단입니다.
- 마지막으로 자율학습이 학생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광주시교육청 자체적인 연구나 경험이 없고, 앞으로도 광주시교육청에서 자율학습을 지속적으로 권장할 것으로 보아, 광주교육연구소에서 예정된 단기 실태조사와 별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해보아야 할 정책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판단입니다.